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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 바닷모래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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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조회14,8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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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바닷모래의 눈물
상격 입선
이름 전예원
소속 서울수송초등학교 4학년

바닷모래의 눈물

 

입선 진예원(서울수송초 4)

 

나는 더운 여름날 태어났다. 그래서 물이 좋은가 보다. 우리 가족은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에 꼭 바닷가로 여행을 간다.

여름 바다는 더위를 피할 수 있어서 좋고, 엄마 말씀으로는 겨울 바다는 운치가 있어서 더 좋다고 하신다. 그런데 나는 운치가 뭔지 잘 모르겠다. 그냥 바다라서 다 좋다.

언제든지 바다에 풍덩 빠져 놀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지만 현실은 혹독하다. 우리 집에서 바닷가까지 가려면 한참 걸린다. 멀어도 너무 멀다. 가는 동안 지루하고 멀미도 심하다. 그렇지만 얼마든지 견딜 수 있다. 멋지고 아름다운 바다가 날 기다리니까.

내가 거의 실신할 때쯤 아빠가 말씀하신다. “예원아! 일어나. 다 도착했어.” 입꼬리가 순식간에 올라간다. 언제 그랬냐는 듯 금방 쌩쌩해져서 바다 모래사장으로 달려간다.

맨 처음 짠 소금 냄새가 코를 스친다. 까칠하고 매끄러운 모래사장 속에 발을 쏙 담근다. 발가락 사이사이로 파고드는 느낌이 새로 빨아서 뽀송한 이불을 엄마 몰래 밟고 노는 것만 같다.

발가락 구석구석 달라붙은 모래 알갱이들이 반짝이는 보석 가루처럼 보인다. 바구니에 예쁘게 담아서 엄마께 드리고 싶다. 그런데 진짜 보석이 아니어서 다행인 것 같다. 만약 진짜 보석이라면 모래 알갱이들이 벌써 모두 사라졌을 테니까.

사실 나는 바닷물에서 노는 것보다는 모래사장에서 모래를 가지고 노는 게 더 좋다. 내 팔을 쑥 집어넣었다 빼기도 하고, 아빠의 긴 다리를 모래 속에 묻는 것도 재미있다. 집에서 가져온 장난감 삽으로 이곳저곳을 마구 파내기도 한다.

아무리 이렇게 저렇게 모양을 바꿔 보아도 모래는 금방 제 모양을 찾는다. 정말 신기하다. 한참 놀아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모래와 노는 시간은 한 시간이 꼭 일분인 것 같다. 이렇게 신기한 모래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사실 이 글을 쓰기 전만 해도 관심이 없었다. 늘 그 자리에 있었으니까. 갑자기 궁금해져서 책을 뒤져 보기도 하고, 인터넷 검색도 해 보았다. 바닷모래는 나이가 엄청 많았다. 15000살이라고 한다. 1가 쌓이려면 500년이나 걸린다고 들었다.

커다란 암석이 우리가 사는 세상 곳곳을 여행하다 이곳에 온다.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려서 말이다. 작은 모래 알갱이가 되려면 햇빛도 필요하고, 바람도 일해야 하고, 공기도 도와주어야 한다. . 저절로 되는 건 하나도 없다.

작은 모래 알갱이 하나 만들어지는데, 이렇게 많은 자연의 도움과 시간이 필요한지 미처 몰랐다.

햇빛에 반짝이는 모래 알갱이는 예쁘기도 하지만, 쓰임새도 다양하다. 우리가 뛰어노는 학교 운동장에도 모래가 있고, 놀이터에도 모래가 필요하다. 금붕어가 사는 어항에도 모래가 있어야 한다.

바닷속 모래 알갱이는 더러운 부유물을 걸러 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어쩐지 물속에서 마구 장난을 치고 놀아도 뒤돌아보면 금방 깨끗해져 있었다. 또 모래성은 자연재해를 막아 주는 바람막이도 된다.

모래에는 석영이라는 성분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단단한 건물을 지을 때에도 들어가고, 심지어 핸드폰을 만들 때에도 들어간다고 한다.

모래는 도대체 못하는 게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모래를 마구 쓰다가 다 떨어지면 우리는 어떡하지?

모래가 없어지면 모래 속이 집인 생물들이 사라질 테고, 결국 먹이 사슬 고리가 끊어져서 물고기를 잡는 어부들도 큰 피해를 볼 것이다.

그럼 당연히 맛있는 생선은 더 이상 먹을 수 없게 된다.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그런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많은 모래가 여러 가지 이유로 사라지고 있었다. 조금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을 쓰면서 모래에 대해 생각하고 소중함도 깨닫게 되었다. 바닷모래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다행히 많은 분들이 모래를 지키기 위해 여러 활동을 하고 계셨다. 안심이 되었다. 또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생각해 보고, 꼭 실천하기로 다짐했다.

모래는 무궁무진한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언젠가 바다 여행을 다녀오는 길에 커다란 트럭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보았다. 트럭 틈새에서는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아빠는 바다에서 채취한 모래를 싣고 있어서 그렇다고 말씀하셨다.

그 모습이 꼭 바다와 억지로 헤어진 모래가 슬퍼서 울고 있는 것만 같았다. 나와 우리 가족이 떨어질 수 없는 것처럼 모래가 없는 바다를 상상할 수 없다. 모래와 바다는 한 가족이기 때문이다.

내가 어른이 돼서도 어린이들이 멋진 바다와 예쁜 모래를 마음껏 보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또 바닷속 생물들도 건강한 바다 생활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하게 쓰이는 모래를 대신할 무언가를 개발하고 찾아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게 지금까지 주기만 하는 자연을 돌보고 가꿔 줘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도 자연에게 받은 것을 자연에게 다시 돌려주어야 한다. 모래야, 그동안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어서 고마워. 이젠 우리가 널 지키고 보호해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