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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 바다야!물고기야!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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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조회13,17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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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바다야!물고기야!사랑해~
상격 입선
이름 최효민
소속 이리초등학교 3학년

바다야! 물고기야! 사랑해

 

입선 최효민(이리초 3)

오징어, 조개, 광어회, 미역국, 고등어구이, 골뱅이 무침, 꽃게장, 새우튀김, 내가 좋아하는 건 하나도 없어! 나 밥 안 먹을래!”

입을 삐쭉이는 내 얼굴은 상관도 안 하는 엄마는 오늘도 돼지고기 볶음을 하시고, 소고기 무국을 끓이셨다. 내가 뻔히 싫어하는 걸 알고 있을 텐데, 아마도 누나와 형이 더 좋아하는 반찬을 만드는 걸 보니, 엄마는 날 별로 안 좋아하는 게 분명한 것 같다.

학교에서 한덩치 하는 친구와 다투고 울며 돌아온 나를 보곤 그다음부터는 철분이 많아서 뼈도 만들고, 튼튼한 근육도 만들 수 있는 고기를 많이 먹어야지, 언제까지 멸치처럼 말라서 친구들한테 맞고 다닐래?”라고 잔소리만 하시는데, 엄마는 내가 창피한가 보다.

엄마가 사 주신 책에는 물고기, 미역 같은 것들도 단백질이랑 철분이 많다고 분명 쓰여 있는데 말이다. 책 쓰신 분도 분명 엄청 유명하고 똑똑한 박사님이실 테니, 틀리지 않을 건데. 우리 가족 중에선 나처럼 새우튀김, 꽃게장, 광어회를 좋아하는 사람은 할머니뿐이다.

싱싱한 꽃게로 달콤 짭조름한 꽃게장도 만들어 주시고, 가게에 나가시면 새우튀김도 종종 해 주시며, 생일 때는 광어회도 사 주신다. 사실 할머니랑 나랑은 통하는 게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할머니는 어릴 적에 바닷가 근처에 사셨는데, 할머니의 엄마께 혼나 가면서도 조개 줍기, 바다 수영, 꽃게잡이를 하셨다고 한다. 할머니 이야기 속 바다는 동네 수영장만큼이나 무섭지 않은 것 같았다. 엄마는 위험해”, “큰일 나”, “안 돼!” 하고 바닷가에 가면 귀에 딱지가 앉게 잔소리를 하시는데…….

지난번 제주도 가족 여행에서 낚시 체험을 하며 깔깔마녀처럼 웃던 건 누나나 형도 아닌 엄마였는데 말이다. 그때 같이 낚시하던 아저씨, , 누나들이 잡은 물고기를 내 양동이에 넣어 주어 난 금세 고기 부자가 되었다. 제주도 할아버지 댁에 가서 낚시했던 이야기를 해 드리며 뿌듯했던 기억도 새롭다.

아빠는 다음에 또 오자고 하셨는데, 매일 잔소리하시는 엄마 때문에 아빠는 이번에도 제주도 여행 얘기를 못 하실 것 같다. 엄만 우리 집에서 무서운 상어 같은 존재다.

할머니는 30년이 넘게 요리사로 일하고 계신다. 멸치, 광어, 꽃게, 새우, 고등어, 꽁치, 오징어, 한치, 갈치, 명태 같은 물고기들까지도 다 아신다. 맛있게 요리하는 방법까지도 알고 계시는 물고기 요리 박사님이다. 책 만드는 박사님은 아니어도 우리 집에선 엄마도 꼼짝 못하시는 물고기 박사이다.

할머니의 눈치로 몇 시간째 삐져 있는 내게 엄마는 대신 조개 캐기 체험을 해 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하지만 10년 세월 눈치로 봐선 올해도 분명 부족한 생활비 때문에 미뤄질 듯하다. 그래서 할머니랑 얘기한 끝에 할머니 동네 옆 수협이라는 은행에 들러 용돈 통장을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할머니가 얘기해 주셨는데, 수협은 물고기한테도, 물고기를 잡는 어부 아저씨들한테도 도움을 주는 은행이란다. 그럼 물고기도 더 많이 잡을 수 있고, 싱싱한 광어회도 더 싸게 먹게 될 수 있다고 하셨다.

인생을 더 사신 할머니는 엄마보다도 더 똑똑하다. 소고기, 돼지고기보다 물고기가 더 영양가도 많고, 가격도 저렴한데 엄만 아직도 그걸 모르다니. 하루 500원 중에 100원씩만 돼지 저금통에 모아서 가득 차거든 할머니랑 같이 통장 만들러 가기로 약속했다. 내가 물고기한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 같아 생각만 해도 자랑스럽다.

아기 물고기는 더 많이 건강하게 자라고, 어부 아저씨들은 안전하고 부자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바다야! 물고기야! 짱짱! 사랑해. 난 언제나 너희들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