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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 사라진 오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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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조회1,91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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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라진 오징어
상격 최우수
이름 노도경
소속 남양주 송라초등학교 6학년

사라진 오징어

 

최우수 노도경(송라초등학교 6)

 

할아버지는 울릉도에 사신다. 그래서 우리는 할아버지를 일 년에 한 번 정도 만나러 간다. 나는 할아버지를 만날 생각에 설레어서 잠을 설쳤다. 그리고 날씨가 좋지 않으면 배가 뜨지 않을 수도 있어서 걱정도 되었다.

다음 날, 내 걱정과는 다르게 날씨는 화창했다.

도경아, 다 준비했지?”

엄마의 목소리도 들떠 있었다. 우리는 동해로 가서 묵호항에서 배를 타고 울릉도로 갔다. 엄마는 섬에서 구하기 힘든 물건들을 가방 한가득 넣었다. 혼자 사는 할아버지를 위한 거였다. 엄마는 할아버지를 자주 볼 수 없는 미안함을 선물로 대신하는 듯했다.

엄마, 이렇게 큰 가방 들고 가서 올 때는 울릉도 특산물 엄청 많이 담아 오려고 하는 거죠?”

엄마는 나를 흘깃 쳐다보며 웃었다. 할아버지는 우리를 위해 일 년 동안 맛있는 것들을 준비해 놓으신다.

아침 일찍 출발했지만, 울릉도에 도착하니 저녁이 다 되었다.

, 이상하다.”

배에서 내린 나는 달라진 풍경에 어리둥절했다. 울릉도의 대표 수산물이 빨랫줄에 길게 줄지어서 바람에 살랑이고 있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은 것이다.

도경아, 왔나?”

멀리서 할아버지께서 달려 나오셨다. 뱃일을 오래도록 하신 할아버지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체력이 좋으시다.

할아버지,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우리 도경이도 마이 컸네. 어데 보자!”

할아버지는 딸인 엄마보다 내가 더 보고 싶었나 보다. 그 모습에 질투가 났는지 엄마는 내가 궁금해하던 것을 물어보았다.

아버지, 울릉도 하면 오징어인데, 어째 오징어가 보이지 않네요.”

엄마의 질문에 할아버지께서는 울릉도가 바다에 잠길 만큼 깊은 한숨을 쉬셨다.

오징어가 모두 사라지고 없데이. 안 그래도 없는데 중국 놈들까지 와서 싹 쓸어 가 뿌고.”

울릉도 하면 오징어잖아요. 그런데 오징어가 없다니요.”

싱싱한 오징어 회를 맛볼 생각에 잠도 설쳤는데, 오징어 회를 먹을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 속상했다.

내가 아는 선장은 배를 아예 팔아 버렸다고 하더라. 더 이상 오징어를 잡을 수 없다고. 내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답답해 죽겄다.”

나는 할아버지의 말씀이 사실인지 검색해 보았다. 그랬더니 울릉도에서 오징어가 잡히지 않는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지구 온난화로 난류가 북상하면서 어장 자체가 북한 해역으로 올라갔다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가 오징어 삶에도 영향을 끼치는구나.”

울릉도에서의 23일은 확실히 달랐다. 밤이 되니 바다에 부는 바람도 심상치 않았다. 다음 날, 해수욕장에 갔는데 파도가 너무 세서 무서움마저 느꼈다. 당장이라도 파도가 나를 집어삼킬 것만 같았다.

다행히 잡아 둔 오징어가 있어서 우리는 맛있는 오징어 회를 먹을 수 있었다. 그러나 가격이 평소보다 3배 이상 비쌌다.

오징어가 풍성해서 부담 없이 쫀득쫀득한 오징어를 맘껏 먹었으면 좋겠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로 울릉도의 대표 수산물인 오징어까지 사라졌다. 어쩌면 더 많은 수산물이 우리 곁을 떠나 버릴지도 모른다.

나는 아쉽기만 했던 23일의 울릉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배 안에서 생각했다. 엄마의 커다란 가방이 홀쭉해 보이는 만큼 엄마의 표정도 좋지 않았다.

내가 오징어 잡이를 평생 업으로 살았는데. 인자 우짜면 좋을까 싶다.”

아마도 할아버지의 눈물 섞인 하소연이 생각났기 때문일 것이다.

집으로 도착한 나는 지구 온난화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내가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는 일회용품을 쓰지 않고,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었다. 책상 위에 놓인 물건들 중에도 일회용품이 있었다. 무심코 썼던 물건들이 바다 생물의 삶을 위협한다고 생각하니까 무서운 무기로 보였다. 그리고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나무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런데 어른들은 산에 있는 나무를 자르고, 그 자리에 집을 짓고 있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어른들이 바보처럼 느껴진다. 내가 사는 집이 소중하면 바다 생물들이 사는 바다도 중요하다. 그들이 예전처럼 푸른 바다에서 마음껏 헤엄치며 살 수 있도록 환경을 보호해야겠다.

오징어가 희귀 생물이 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손을 잡아야 한다.